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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김건우]그 날 이후

프그네공룡씨 2020. 6. 8. 19:48

좀비사태 그 이후, 나는 화단에 가지 않았다.

정확히는, 가지 못한다.

 

내가 아끼는, 오드리가 더 이상 없으니까

 

남들 눈에는, 그저 식인 식물로 보이겠지.

 

오드리는 나에게 있어서 가족보다도 더 애착이 가는 그런 존재였다.

 

아직까지도, 그 모습이 선하다.

 

갇혀있는 나를,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다쳐가면서 좀비로 변하게 되었으니까

살아나는 보장도 없으면서... .

 

오드리, 부탁이니까

작고 연약한, 너의 씨앗을 찾게 해줘

 

다시, 너와 함께 하고 싶어

이번에는, 내가 널 지키고 싶어

 

그러니까

 

작고, 볼품없어도

나에게 있어서는 

크고, 소중하니까 찾게 해주렴.

 

다시, 너와 추억을 쌓고 싶어

 

손에 상처 많이 나게 해도

나는 괜찮아.

네가 좋아하잖아.

 

....

 

아직, 널 보내기 힘들어 오드리.

 

가족 그리고 주위에 있는 사람은 더 이상 필요 없어

사람은, 이제 믿기 힘들어

 

사람은, 겉 과 속이 달라서 이용 하려고만 하지

그때문에, 나는 사람에게 정을 주지 않아.

 

하지만

 

너는, 한결같이 날 좋아해줘서 고마워.

오드리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