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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세빈인희] 기다림

프그네공룡씨 2020. 6. 16. 15:12

어릴 때, 꿈을 꾼 적이 있었다.

 

앉아서, 누군가를 기다리는 꿈.

주위는, 깊은 안개로 인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.

어릴 적의 나는 작은 오기가 있어서, 올 때까지 기다렸다.

하지만, 그 오기와는 다르게 그 누구도 오지 않았다.

' 허망함 '이라는 걸 꿈에서 배울 줄이야.

 

그로부터, 내가 고등학교2학년 무렵 그 꿈을 다시 꾸었다.

 

어릴 때와는 다르게, 주위는 선명했고

나의 앞에는, 사진전이 있기에

나는 자연스럽게, 사진전을 들렀다.

 

사진전에는

나의 어릴적 모습과 검도대회 때 첫 우승 그리고 최근에 우승한 사진들 걸려있었다.

 

대체 누가 찍은 걸까

 

그때

 

사진전을 문을 열고 오는, 한 사람

 

목소리는, 기억한다.

 

" 마음의 문을 열어줘서 고마워, 모처럼 마음의 문을 열었는데 또 닫지는 마. "

 

그 말투를 듣고서, 나는 잠에서 깼고

나의 옆에는, 양인희가 햇살을 받으며 앉아있었다.

 

" 어라? 일어났어? "

 

꿈에서 들은, 말투.

나는, 왜인지 모를 그런 확신을 가졌다.

 

" 응, 인희야. " 

" 확신을 가진 표정인데, 무슨 꿈을 꾼 거야? "

" 누군가를 기다렸던 꿈. "

" 그래? 기다렸는데, 그 사람은 나왔어? "

" 응, 나왔어. "

" 누군데? "

" 그걸 말하기 전에, '마음의 문을 열어줘서 고마워, 모처럼 마음의 문을 열었는데 또 닫지는 마. '  이걸 말해줄 수 있어? "

 

양인희는, 약간 놀란 얼굴을 하며

 

" 뭐야, 너 그 말을 어떻게 알고 있어? "

" 방금 꿈에서, 그 말이 나왔어. 네가 한 말이지? "

" 맞아. "

 

" 얼마 동안 기다린 거야? "

" 조금 오래. "

" 조금 오래가 아닌 거 같은데.. "

" 들켰네, 그러니까 마음의 문을 열었으니 또 닫아버리지 마. " (프후훗)

 

양인희는,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눈웃음을 지었다.

 

" 응, 알겠어. 인희야. "

" 알았으면, 나만을 위해 그 문을 열어줘. "

 

 

어떤 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꿈

 

어떤 곳에서 누군가를 앉아서 기다리는 꿈은,

어떤 일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나야 만 결과가 나타나거나, 해결됨을 의미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