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건우루미] 코코아
요 며칠간은, 눈이 많이 내렸다.
운동장으로 나가면, 뽀득 뽀드득 소리가 들렸고
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사람과 눈사람 분장을 한 선배도 있었다.
' 겨울을 맞이한 화단은 어떨까.. '라는 생각과 함께
서둘러 화단을 향했다.
화단에 도착한 나는, 새싹머리 선배를 발견했고
선배는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며,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.
" 선배, 선배는 왜 항상 여기에 있어요? "
" 이 친구들은, 겨울이 위기라서 항상 지켜줘야 한답니다. "
" 다른 이유도 있을 거 같아요. "
" 이유.. 두 가지가 있죠. "
" 말해줄 수 있어요? "
" 당연하죠. "
그는 천천히 입을 뗐다.
" 겨울은, 생명들이 죽어나가는 계절이에요. 그래서 지켜줘야 해요. "
" 그리고요? "
새싹머리 선배는,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.
" 그, 빌어먹을 주황색 후드를 입은 녀석으로부터 지켜야 해요. "
주황색 후드......
아, 준형이구나.
" 근데, 개구리 후배 안 추워요? "
" 조금.. 추워요. "
" 아, 그러면 따뜻한 차 줄게요. "
나는, 따뜻한 차 라기에 약간 흠칫했다.
실은, 그 선배는 식물에 관련된
차를 마시지 않았다.
찾아가면,
티 타임이라며
물만 마시고 있었으니까..
"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? "
" ㅇ.. 아뇨, 아무것도.. "
" 혹시, 제가 따뜻한 물만 줄 거 같아요? "
" ㄴ... 네... "
" 오늘은, 달라요. "
그 선배는 웬걸
따뜻한 코코아를 건넸다.
" 선배, 이거... "
" 맞아요, 코코아에요. "
" 늘, 따뜻한 물 마시는 줄 알았는데...? "
"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특별히 주는거에요. "
귀까지 빨개진 나는, 그 말에 한참 뒤에 말할 수 있었다.
" ....잘... 마실게요.. "
그 코코아는, 다른 코코아보다도 더 달고 따뜻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