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0. 5. 31. 20:04ㆍ카테고리 없음
예전에, 나는 사람들에게 정을 많이 줬었다.
하지만,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하지 않은 일을 내가 했다고 말했었다.
말 그대로, 날 이용했었다.
나는, 그 날 이후로 마음의 문을 닫았고
다가오는 사람 조차 없었다.
그러던 어느 날
웬 노란색 우산을 쓴 1학년이 꽃에 관심이 있는지
나의 눈치를 보며, 기웃기웃 거렸다.
보다 못한 나는
" ...저기, 내 눈치는 보지말고 편하게 와서 구경해요. "
" ㅇ..앗! 그래도 될까요? "
1학년은 순수한 눈빛으로 물어보았다.
그 눈빛은, 오랜만에 보는 눈빛이었다.
" 그럼요. "
" 우와아.... "
1학년은 눈치를 풀고서, 정원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.
" 저기, 선배. "
" 네, 말하세요. "
" 혹시, 이 정원 혼자서 다 가꾸신거에요? "
" 그것도 그거지만, 도와준 친구가 있었어요. "
" 누구에요? "
" 이 친구에요. "
나는, 거대 오드리를 보여줬고
1학년은 살짝 놀란 얼굴이었다.
" ㅅ...식인 식물....이에요? "
" 네. "
" ㅈ...정말 사람 먹어요? "
" 그건, 대답하지 않을게요. "
" 아무튼.. 우리 학교에 식인 식물이 있다고는 들었는데, 여기 있을줄은... "
" 신기해요? "
" 네!! 저기, 선배도 먹어요? "
" 먹힐뻔 했죠. "
" 주인을 못 알아보다니,못된 식물이네요. " (히힛)
나는, 그 말을 듣고 욱했고
나도 모르게 표정이 싸해졌다.
" 못된 식물이라뇨, 얼마나 착한 친구인데요. "
" ㄱ..그게... "
" 나가. "
" ㅅ...선ㅂ.. "
" 내 정원에서 당장 꺼져 "
1학년은 울먹거리다, 이내 울음이 터져
" ..그래도, 주인을 못 알아보면 안되잖아요..!!!! 자기를 키워주고 아껴 준 주인을!! "
내가 오해를 했다.
큰 오해를.
예전에, 관현악부인 녀석이 즐겨 말하는 말 중에
" 야, 김건우!!!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지!! "
나는, 1학년에 다가가 사과했다.
" ...미안해요, 내가 오해를 했어요... "
1학년은 이내, 눈물을 닦으며
" ....제가 죄송해요... 다 잘라먹고... "
그 1학년은 오랜만에, 나에게 정을 준 첫 사람이었다.
" 손으로 닦으면, 눈에 병균 다 들어가요. 내 손수건 써요. "
개구리 모양의 손수건이었고
1학년은, 울다가 웃으며
" 선배! 이거 저 주면 안될까요? "
" 네? "
" 이거, 개구리 손수건이잖아요! 저 개구리 좋아해요! "
" 그래요, 개구리 후배 가져요. " (후후... )
" 네에!?!! 그럼, 선배는 새싹 선배네요!! "
" 별칭이라, 그거 좋네요. "
정(情) :: 사물이나 대상에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, 사랑 그리고 인정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