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0. 11. 22. 21:01ㆍ카테고리 없음
양인희의 목소리는, 시합 중일 때가 진가를 발휘한다.
그 이유는, 양인희의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리면 나조차도 내 승리를 의심할 수 없게 되니까
언제 한번, 양인희가 이런 말을 한적 있다.
" 만약에, 내가 죽을 위기에 빠지면, 어떻게 할 거야? "
그 목소리는, 약간 불안한 목소리였다.
" 만약에라는건 없어. 인희야. "
" 그래도, 어떻게 할 거야? "
" 어떻게 하긴, 너의 메가폰 소리를 듣고서 달려가서 널 구하러 가겠지? "
" 그 메가폰이 고장난다면? "
" 너의 목소리를 따라 달려갈거야. "
" 목소리가 안나오면? "
" 목소리가 안 나오면, 휘파람이라도 불러줘. "
" 그거 좋네. "
" 네, 목소리랑 휘파람 소리는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... "
양인희는 이내 코웃음을 치며
" 천하의 이세빈이,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! "
" 아까, 그 말할때부터 정신 차렸는걸? "
" 그나저나, 이세빈. "
" 응, 인희야. "
" 너, 정말 구하러 올꺼야? "
" 당연하지. "
" 너가 위험에 빠지는데도? "
" 나보다는 네가 중요해. "
그 말을 들은, 양인희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.
" 그러다가, 우리 둘 중에 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할 건데? "
" 한 사람이 죽어? "
" 응, 한 사람이 죽으면. "
" 인희야, 너는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해? "
" 그야, 너지. "
" 그렇지, 내 뒤에는 항상 너가 있듯이.. 네가 죽으면 나도 죽어. "
" 무식한건지... 똑똑한 건지... "
" 응? 인희야 뭐라고? "
" 아, 너 대회 언제인지..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었어. "
" 여름방학 첫 날. "
" 이번에도 이길 수 있지? "
" 그럼, 당연하지. "
" 메달은? "
" 너에게 걸어줘야지, 나에겐 네가 메달인걸. "
" 그거 좋네. "
" 그치? "
" 비싸게 팔 수 있겠네. "
" 인희야!?! "
양인희는 눈웃음을 지으며, 농담을 던졌었고
여름 하늘은, 붉은 노을이 지고 있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