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세빈인희] 심해
2020. 3. 24. 14:37ㆍ세빈인희
나의 유일한 스승이었던 분,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나는 검을 놨었다.
그의 여파로 인해 나는 경기에 집중도 못했었고,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다.
그 슬럼프는 마치, 한줄기의 빛 조차 들어오지 않는 심해였고
나는,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.
여느 때와 다름없던 경기 현장
그 많던 팬클럽은, 없어진 지 오래였다.
평소처럼 나는, 호구를 쓰려던 차에
관중석 북측에서
" 이세빈!!!!!!!!!!!! , 내가 너의 뒤에 있어!!!!!! 1등 하자!!!!!!!!"
나는 놀랬고,
'나를 아직까지 응원해주는 사람이 남아있구나.'
라는 생각을 했었다.
그 날 경기는
응원의 효과인지, 1등을 할 수 있게 되었고
" 오랜만에, 1등인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? "
인터뷰어가 물었다.
나는, 이 물음을 기다리고 있었다.
" 아까, 북측에서 저를 응원하던 친구를 이 자리에 데려오고 싶습니다. "
얼마지나지 않아, 그 친구가 왔고
자세히 본 그녀는
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으며,입 밑에는 작은 점이 있었다.
이미 없어진 지 오래된 팬클럽 중에서, 혼자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.
이름은, 양인희
나는 그녀를 보고서, 그녀만을 위해서라도 다시 검을 잡아야겠다고 다짐했고
오직 그녀만을 지키기로 했다.
그리고, 나는 그 날 이후로
슬럼프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고
그녀는 나에게, 심해속의 한줄기의 빛같은 존재가 되었으며
가라앉아 있었던 나를, 솟아오르게 할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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